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주인공 라스콜리노프가 저질렀던 살인에서부터 어떠한 과정을 거쳐 회개에 이르렀는지에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고통이다.
라스콜리노프가 시베리아 수감소에서 고통을 받으며 비로소 회개를 하는 모습의 메세지는 간단명료하다.
회개는 고통을 필요로 한다. 아니, 회개는 고통의 결과물이다. 회개는 외부의 영향에 의존하지 않는, 지극히 개인적인 과정이며, 고통의 정당화다.
내가 요즘 가지는 만남은 필연적으로, 또 어찌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이별을 위한 것이다보니, 인간관계의 소중함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사람은 '마지막'이라는 개념 앞에 어린아이가 되기 마련이기에, 고통이라고 부르기엔 어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상을 떠나야한다는 것이 원통하다. 이러한 '고통'속에서 나에게도 회개는 찾아왔다. 고통으로 깨닫는 인간관계의 소중함은 곧 일상의 소홀함을 상기시키고, 이 소홀함과 고통의 괴리감에서 비로소 회개를 찾게 되었다.
내 고통을 정당화하는 회개는 이것이다:
다시 돌아오면 가장 먼사람을 사랑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은 잃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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