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노조의 농성에 관한 언론의 왜곡은 우리나라 주류 언론이(일반화의 오류를 피하기위해 일단 조선일보라고 하자) 얼마나 후진적인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이다. 아니, 후진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예술적인 왜곡이다. 이 정도 소설을 쓸 실력이면 러시아문학의 아성도 넘사벽의 세계는 아니다... 그런데 그 필력이, 신출귀몰한 상상력이 사실과 인과율에 의거한 분석만을 전달해야하는 언론에 쓰여진다니, 그것도 권력을 위해. 이것을 보고 화가 난다면,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정보를 자의적으로 걸러내고, 분석하고, 이해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필수이다. 그것이 배부른 돼지가 아닌 약간은 귀찮은(이것은 배고플 정도의 수고는 아니다) 소크라테스가 되는 길일테니.
하여튼, 꽤 오랜 시간 공들여서 찾은 링크와 동영상들이니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조선일보기사
쌍용차노사의 타협에 관한 신문이다. 강기갑, 이정희 의원은 '무리한'주장으로 노사간의 타협을 늦춘 방해물로 비추어진다. 그리고 노조는 마치 식량도 충분한데 엄살피운 것처럼 묘사된다.
조선일보의 만평 (강기갑의원 공격)
쌍용차직원 아내들이 강기갑국회의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제발 떠나달라, 외부세력은 개입하지 말아달라, 이렇게 빌었다고 한다. 하지만 강기갑의원은 이를 거절했다. 메세지가 심플하다: 안타까운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더러운 국회의원 정도?
이쯤되면 거의다 속는다. 나도 거의 넘어갔다...
다음은 오마이뉴스의 같은 사건에 대한 기사이다. 조선일보의 기사와 완전히 대립되는 것이 확연하다.
훨씬 설득력있다고 나는 느끼지만, 여기까지는 동전의 앞과 뒷면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글을 보면 실마리가 잡힐 것이다.
강창덕 경남민언련
쌍용차노조는 해고 후 해고당한 농성파와, 해고당하지 않고 정규직원으로 출근을 계속한 '구사파'으로 나뉘었다. 저 무릎꿇은 분들은, 역겹게도, 해고당하지않은 정규직원와이프들이다. 뭐 쌍용차사 쪽에서 주문했을 수도 있고, 숨통이 조여와서 자발적으로 한 것일 수도 있다. 아무래도 강기갑의원이 바라는대로 경찰의 살인진압이 이슈가 되고 멈춰지게 된다면 타협은 훨씬더 오랜시간을 필요로 할테니까. 지들을 '구사대'라고 부르던데, 유튜브에 구사대를 검색해보면 어떤 부류인지 견적이 나온다(무협영화보는 듯 하다). 동료직원들은 법적책임을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자기들 살겠다고 와이프들 동원해서 알량한 쇼를 하다니...
처음부터 강기갑, 이정희의원이 저렇게 시위를 한 이유는 농성을 하고있는 쌍용차노조가 과도진압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였다. 그 과도함을 알려면 다음 동영상을 봐야한다...
무슨 중세시대 공성전도 아니고 저게 21세기에 일어난다는 것이 가슴아프다.
왜, 총도 쏘고 미사일도 날리지, 씨바.
그럼 여기서 문제: 여기서 강기갑, 이정희 의원에게 쌍욕을 퍼붓는 저 노조는 해고당한 쪽일까, 정규직원들일까? (힌트: 해고당한 쪽은 위 동영상처럼 농성하고 있다.)
요즘은 정보가 귀한 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정보가 과한 시대다. 무엇이 진실인지 아는 것이 어려웠던 이유가 예전에는 단지 눈을 뜰 수 없어서 였다면, 이제는 눈 앞에 너무나 많은 것이 보여서이다. 우리가 숨쉬고 먹고자고싸는, 겨우 생물학적인 개념의 인간에 턱걸이하는 그런 호모 사피엔스로 남을 수는 없다. 그런 것을 가끔씩, 아주 가끔은 초월한, 정신적으로 숭고한 인간이라면, 하나의 이야기에 대한, 필연적으로 입체적인 주장들을 들어보고 옳은 그림을 자발적으로 그려나가는 것이 인간적 존엄성에 대한 의무이고 권리라고 생각한다...
아, 그리고 정답은 '정규직원'이다.
샤족. 아 시바 동영상 보니까 마음아프다. 근데 이거는 경찰들을 욕할 것이 아니다. 저런 '전시상황'에서 눈돌아가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동물성이다. 전쟁나면 군인 욕하나? 경찰이 군인이 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던, 커맨드센터를 찾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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