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2일 일요일

내가 FTA를 반대하는 이유

김어준의 뉴욕타임즈 149-2회
13:30~14:15 필히 청취하시길
Freedom 자유 vs. Equality 평등
Libertarian 자유지상주의 vs. Egalitarian 평등주의

대한민국 FTA 법률책 700페이지 vs. 미국 FTA 법률책 80 페이지

세상에는 수많은 인간들과 그 수와 동일한 자아가 있다. 살아온 환경, 문화, 그리고 믿음에 따라 그 자아는, 마치 석고상처럼, 유니크한 형태를 취하게 된다. 그러므로 난 믿는다: 세상엔 인구 수 만큼 너무나 개인적이고, unique 한 자아가 있다.

여기서 당연히 생기는 문제가 있다 - 경제학, 철학, 사회생물학 등등 모든 인문학은 인간은 함께 살아야 자신의 가치를 다할 수 있다고 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이 진정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 했다 - 함께 사는 인간은 남과 더불어 가는 세상에서 필연적인 타협을 해야한다. 왜냐? 우리는 다른 자아를 가지고 있기에. 이것은 우리가 다른 qualities, values, 그리고 ideals 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여기서 나오는 한가지 경쟁구도가 위에 명시한 Freedom vs. Equality, 혹 사회구도로 보자면, Libertarian vs. Egalitarian 이다!

내가 보기에 모든 인간끼리의 갈등은 이 두가지 이상의 innate 한 상호배타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싶다! 이제 이 철학적이며 밑도 끝도없는 발언을 FTA에 비추어 이것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살펴보자.

FTA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 쟁점은 이거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기본적으로 다른 성향의 국가이다. 각 국가의 역사와 underlying value가 화성과 목성에서 온 것 만큼 달라도 너무 다르다. 미국의 법이 extreme libertarian 이라면 (한국에 비해선 이것은 비약이 아니다!) 한국의 법은 공동체를 지향하고, 사회적인 측면이 훨씬 더 가미된 Egalitarian 의 모습을 띄고 있다.

그럼 여기서 자연스레 우리가 물어야하는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과연 Libertarianism 과 Egalitarianism은 융합이 가능한가? 이것 물과 기름이 섞이는게 가능하냐고 묻는 것이나 똑같아 보이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다. Libertarianism은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고 장려한다. 개인의 자유를 무엇으로 보호하고 장려하느냐? 당연히 그의 소유물이다 (John Locke이 한 말인데 난 마이클 센델 교수의 <정의는 무엇인가?>에서만 읽고나서 하는 말이니 정확성을 개런티 할 수는 없다!). 어쨌든 두리뭉실하게 보자면, Libertarianism 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이 소유하거나 자신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은 재산은 그의 것이다. 여기서 사실 보수의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다 - 감세, 무역자유화 등의 socialism의 최소화, 혹은 완전한 무효화. 

그렇다면 Egalitarianism은 개인의 자유를 보호및 장려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하고 안하는 흑백논리가 아닌, 무엇이 더 중요한가의 차이이다. Egalitarianism은 John Rawls의 concept of fairness랑 비슷하달까? Egalitarianism은 공동체에 개인과 준하는 비중을 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패러다임에서는 징세, 비자율적인 무역체계등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기보단 (사실이지만) 공동체의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즉, 자유지상주의에서 약화될 수 있는 공평함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그럼 예를 하나 들어보자. 대형마트가 당신 집 앞에 들어서려고 한다. 근데, 집 앞에 구멍가게가 대형마트와 견줄만한 경쟁력이 있을 수, 절대 없다. 대한민국에서 나 3학년 때 쯤 (한 2000년) 이것 때문에 말이 졸라 많았다. 어쨌든 이게 불법이긴 한데, 그럼 이게 Libertarian의 입장에서 옳은 결정인가? 절대 아니다! 대형마트도 한 개인의 소유일테고, 뭐 상장되어 주주들이 있으면 주주들의 소유일텐데, 그들이 거기에 대형마트를 세울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이 예에서 우리가 도출해낼 수 있는 것은 간단하다. Libertarianism과 Egalitarianism은 반대방향의 이상향을 향해 달린다. FTA는 이 두 주자를 줄로 묶는다. 그럼 뛰다가 결국엔 한계점에 다다르게 되는 것은 불가항력이다. 

그래서 대한민국과 미국은 상호배타적인 사회이상향이 있다는 전제하에 FTA 자체를 보자면 이렇다. FTA조약은 우리나라 헌법과 같은 효력이 있다. (FTA에 나와있다... 뉴욕타임즈에서 이런 말을 한다. 이건 씨바, 강화도조약이랑 뭐가 다르냐!) 근데 real bomber 는 이거다. 미국에서 FTA 조약의 효력은 연방법의 밑 - 즉 그냥 종이쪼가리이자 일개 조약이다 -에 위치하며, 졸라 용의주도하게도 주법에 간섭할 수 없고, 그 효력을 잃는다.... 그럼 미국인 입장에서 FTA는 엄청 circumvent - 피해가다의 간지나는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영어로 대체한다 - 하기 쉽다. 솔직히 변호사 돈 좀 주면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근데 우리나라에서 FTA는 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왕정체제는 점령하긴 어렵지만 점령하고나면 그 통일성에 의해 점령 후 통치가 쉽다. 하지만, 공화국의 경우 점령은, 통일성의 부재로, 쉬울지 몰라도, 점령하고나서 통치하기가 어렵다. 우리나라는 하나의 헌법에 지배받는 왕정체제와 같고, 미국은 연방법 및 각각 주의 법이 존재하는 공화국과 같다. 우리나라의 헌법은  FTA에 지배받는 순간, 마키아벨리의 왕정체제와 같이, 통치하기 존나 쉬운 종이쪼가리헌법이 된다. 그에 반해 미국의 법은 공화국과 같아서 FTA의 효력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절대 같을 수 없다.

이것은 완전히 다른 사회적, 공동체적 이상향을 가진 두 나라가 그냥 수박 겉핥기식의 검토를 거친 뒤 성사시킬만한 것이 아니다. 몇년의 검토과정을 통한 협상도 사실 FTA의 실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난 반대한다. FTA, 정말 개나 줘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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