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는 세상을 유전자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책입니다. 제게는 생물학을 새롭게 보게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책은 세상을 유전자 풀 (Gene Pool)에서 유전자끼리 벌이는 경쟁으로 바라보는데요, 이것은 즉, 우리 몸에 있는 유전자들이 자신의 카피를 세상에 퍼뜨리기위해 서로 경쟁을 벌이고 우리는 그들의 경쟁을 위한 Survival Machine, 즉 도구일 뿐이다 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점들 몇가지를 소개하고 싶은데요, 그중 하나인 ESS(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가 가장 중요한 개념이 아닌가 싶습니다.
ESS 란 말 그대로, 진화과정을 견뎌낼 수 있는 생존방식인데, 이것을 저자는 비둘기와 매의 생태계로 빚대어 설명했습니다. 처음 저자는 "비둘기"의 생존방식은 "싸우는 척만하고 싸우지 않는다", "매"의 생존방식은 "무조건 싸움을 건다" 라고 정의합니다. 이에 보태어 "매와 매가 싸우면 둘다 많이 다친다", "비둘기와 비둘기가 싸우면 승부는 갈리지만 다치지 않는다" 라고 정의 합니다. 즉, 매와 비둘기가 싸우면 비둘기가 싸움을 거는 척만 하는 반면, 매는 진짜 싸워 매가 이기게 되겠지요. 비둘기밖에 없는 세상에 매가 출현한다면, 그 매는 비둘기와의 모든 싸움을 이기고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게 됩니다. 여기서 ESS의 개념이 중요해지는데, 이로 인해 매의 유전자가 퍼진다면 이 생태계에 매의 유전자가 많아지게 되지만, 이 상태에서 비둘기가 다시 출현하게 된다면, 매들이 항상 부상을 당하는 반면 비둘기는 다치지 않고 다시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려 생태계는 매와 비둘기의 수적 수평을 이루게 되며, 이것이 생태계의, 비단 매와 비둘기 사이의 수평이 아닌 모든 종의 동물과 인간을 아우르는 수평인 ESS 라고 정의 합니다. ESS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시계추같이 다수의 매 혹은 비둘기를 왔다갔다하는 생태계가 연상되지만, 사실 ESS가 하고자하는 말은 멀리내다봤을때 자연은 균형을 찾아 거기에 맞춰나간다, 즉, 이 세상은 모든 종의 식,동물, 또한 인간의 수와 힘이 균형을 이루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ESS는 저자가 중요시 여긴 하나의 생태계를 정의하는 방식인 반면,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보았던 것은 저자가 유전자를 통해 Darwinism과 Evolution을 재해석한 것이였습니다. 인간, 혹은 종이 아닌 유전자가 자신을 널리 퍼뜨리기위해 우리와 같은 생명체를 만들었고, 우리가 단지 유전자의 번식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라는 개념은 처음엔 충격적이였지만, 책의 예를 통해 어느정도 받아드릴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하고, 또 반론하기 힘든 개념이였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Replicator 에서 Cell 이 됐고, Cell 에서 Body 가 되었으며, 어떻게 Body 에서 Culture 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저자의 통찰력에 대한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더군요. 저자는 생명체, 혹은 집단의 생태계로는 설명하기 힘든 자연의 모습 (예: 왜 남/여가 나뉘어 있는가? 여자가 짝짓기전 남자를 애태우는 이유, 어떻게 생명체가 만들어 졌는가 등등) 을 유전자의 시점으로 설명합니다. 하여간 신기하고 상당히 일리있는 View point 이기에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책 읽으면서 기분좋았던 대목이 있는대요, 저자는 인간을 이 유전자의 굴레에서 벗어난 최초의 종으로 보더군요. 우리가 만들고 퍼뜨리고 혹은 멸종시키는, 생각, 음악 등등 Natural selection 에서 자신을 퍼뜨릴 수 있는 아이디어 (책에선 Meme)들을 인간은 만듭니다. 매우매우 천천히 진화하는 유전자에 비해 훨씬 우리의 아이디어, meme, 의 진화가 빠르고 이것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유전자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는 단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된 책이지만 정말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읽고나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져있지 않을까 생각하기에 여러분 모두께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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