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죄와 벌 읽기를 마치고 후기를 쓰는군요. 그동안 계절학기 때문에 바빠서 책 읽는것을 소홀히 했는데 가을학기 개학하자마자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스터피스를 끝낼 수 있어서 뿌듯하네요.
아무래도 너무나 유명한 책이고 워낙 많은 분들이 읽으신 책이라 특별히 줄거리 요약같은 것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그냥 제가 느낀 점을 간추려 쓰고자 합니다.
죄와 벌을 한단어로 줄이자면 "회개"가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 회의를 느끼는 Raskolnikov가 느끼는 내면의 고통, 그리고 그 것이 외적으로 표출되는 장면들에서 주인공의 행동은 그 자신 뿐만 아닌 주변인물들까지 고통 받게 합니다. 예를 들자면 어머니와 여동생 Dounia가 피터스버그를 방문 할 때에도 Raskolnikov는 그들을 만나는 것을 꺼려하고 그들을 반갑게 여기지 않는데 이것은 어머니와 여동생의 마음을 아프게 하죠. 이 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이자 장차 여동생의 남편이 되는 Razumihin 이 건네는 도움을 몇차례 거절하면서 그를 화나게 합니다. 이 예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구요, 사실 Raskolnikov의 행동들을 보면 정말 sociopath가 아닌가 할 정도로 비사교적인 행동을 많이 하더군요.
하지만 이것이 어떻게 보면 제가 생각하는 책의 포인트 "죄는 고통으로 갚는다."의 방법론의 예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주인공 내면의 고통과 외적 (정신병자처럼 보이는) 표출방법을 통해 그가 저지른 살인이 Raskolnikov에게 미친 영향을 표현하면서 결국 고통만이 주인공을 구제할 수 있다라는 결말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Nikolay(?)인가 하는 사람이 주인공 죄를 덮어 씌여 거짓자백을 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Raskolnikov의 내면적 고통/대립에서 결국 자백을 결정하는 것은 책의 포인트를 강조하는 장치가 아닌가 하네요.
책 마지막 30페이지 정도에 나오는 에필로그에서는 회개의 성공과 주인공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그가 소니아의 성경을 읽고 그녀의 무릎을 앉고 우는 장면은 지금까지 읽은 어떤 책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안도감, 그의 깨달음이 제게 전달되는 느낌을 받아서 제가 읽은 책 중 가장 대단한 작품이 아니였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했습니다.
제 느낀점은 여기까지하고, 연관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도스토예프스키는 정말 천재인 것 같더군요. 러시아 문학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쉬지않고 튀어나오는 새 인물들 때문인데, 그들의 심리상태와 그 variety를 보면 이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고 얼마나 포괄적인 경험을 가져봤으면 이런 글을을 썼을까하는 생각에 존경을 넘어선 경외감이 들었습니다.
학기가 시작해 앞으로 책을 읽는 시간이 많이 줄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좋은 작품 읽고 빠른 시일내에 새로운 후기를 쓸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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